《방꾸, 인생꾸, 나꾸 중입니다 — 공간은 작아도 취향은 FLEX》
방을 꾸미다 보니, 인생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취향을 모으다 보니, 저를 꾸미게 됐어요.
처음엔 옷장 옆이 허전해서 어떻게 꾸밀까 고민했습니다.
여긴 공간이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제 마음으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둘, 추억이 담긴 물건들과 마음에 드는 것들을 채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방을 바다처럼 만들어주는 조명, 호주 여행 중 맛집에서 가져온 병뚜껑, 친구들과 뽑은 가챠, 어른이 되어 구매한 어릴 적 좋아했던 캐릭터 피규어, 생일 때 받은 선물, 방을 향기롭게 하는 스프레이,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까지. 일상에서 쓰는 물건이나 생일 선물로 받은 소품들도 이제는 추억을 전시한 듯한 느낌이에요.
그렇게 놓다 보니 어느새 방 안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찼고, 그게 바로 제 취향이었습니다.
하루가 저물고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느껴요. “아, 이건 나를 위한 공간이구나.”
그리고 문득, “내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누군가에겐 그저 물건일지 모르지만, 제게는 하루를 버티게 해준 작은 위로이자 추억이에요. 방을 꾸미며 깨달았습니다.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순간들을 전시하는 과정이고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듯 한 느낌이였습니다. 지금도 제 방은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에요. 언젠가 이 공간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나의 추억과 나다움을 어떻게 담아낼지를 배웠고 그때는 이공간을 추억 할 거예요.
세상은 매일 바뀌고, 계절마다 달라지죠. 그게 꼭 저 같아요.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자라나고 있는 사람.
작은 방이지만, 그 안엔 저의 취향과 시간, 그리고 마음이 살고 있어요. 오늘도 방을 보며 생각합니다.
“이건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