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9년,
그가 작고 깜찍한 1살 아기고양이 이던 겨울이었습니다
나의 첫 고양이는 겁많은 집사에 비해 용감했습니다
상경 후 첫 내 월세집에 들인 첫 가전인 엘지냉장고 위를 호시탐탐 노리며 식탁과 전자렌지를 밟고 뛰어올랐습니다
아직 짧고 어린 그는 몇번이고 떨어지고 구르며 저를 애타게 했지만 어느날 저의 눈에 보인 그의 모습은
기어이 엘지냉장고를 점령해 냥풍당당 서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진속 그의 뿌듯함이 느껴지시나요
그래 포기하지만 않으면 해낼수 있는거구나…!
차가운 도시 서울에서 살아남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2년 후 도시 외곽의 저렴한 신축빌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신축빌라의 구조상 냉장고는 찬장 구조물 사이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는 3년간 냉장고 위를 점령할 수 없는 고양이로 살았습니다
안타까운 이별이었습니다
그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구옥빌라로 이사하며 냉장고는 옷방에 1년 반 가량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사이 나의 아기고양이는 둔둔하게 살이쪄버린, 그 시절 날렵한은 잊은 게으른 비만 중년고양이가 되었습니다
문득 저는 냉장고를 거실로 꺼내어 좀 더 손닿는곳에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거실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거실로 옮긴 어느날!
나의 뚱땡이고양이는 육중한 몸으로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관절이 걱정되는데 아랑곳하지않고 그는 몸을 던졌습니다
쿵쿵 소리를 내며 몇번의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엘지냉장고 위를 다시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털도 안난 냉장고 그루밍도 해주고 사랑을 담아 냉장고를 이용중입니다
그시절의 용감함과 활동성을 잊은 나의 고양이와 나에게 다시금 용감함을 일깨워준 엘지냉장고…
육중한 무게를 버티며 고장한번 없이 서울살이 내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저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 다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여전히 새것같은 엘지냉장고와 세탁기도 이 여정을 함께 하려합니다
#LG전자멤버십 #냥팔자가상팔자 #세계고양이의날